半杯茶/短文

황원 荒原

丹英 2025. 1. 17. 01:45

너는 내가 쓴 편지를 볼 수 있니?

내용 태그: 환상공간幻想空间, 정유독종情有独钟, 정극正剧

주역: 청웨程岳♂, 밍첸明倩♀

한 마디 소개: 너는 내가 쓴 편지를 볼 수 있니?

입의: 시공역설

진강문학성(링크): https://www.jjwxc.net/onebook.php?novelid=6172230



[1] 20■년 ■월 29일

청 경관:

이것은 내가 네게 쓰는 쓴 첫 번째 편지야. 그래서 나는 특별히 캐비닛 안의 많은 잉크 중에서 장미색을 골랐어. 그것이 네 손에 도착했을 때 변색되지 않기를 바라.

내가 네게 보내는 이 편지를 어디에서 썼는지 맞출 수 있으려나?

너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내가 철옥에 있을 거라고는! 너희의 미스터리 사건부에서 그것을 코드 023이라고 칭하잖아. 다만 현지인들은 이 양옥을 철옥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해. 결국 너희들은 그 많은 방법을 시도하고도 평범해 보이는 철문을 열지 못했으니까.

사실 지금까지도 나는 믿을 수가 없어. 내가 이렇게 걸어 들어오다니,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모든 게 꿈만 같네.

너도 알다시피, 연말에 우리 신문사는 칼럼의 미스터리 사건 추적 보도를 별도의 책 한 권으로 정리해야 해. 현상을 촬영해 끄트머리에 두어야 하고. 인턴은 역시 믿을 수 없으니, 나는 너의 주의를 듣고 사람을 바꿔야 했지. 내가 특별히 당부한다 해도, 그가 여전히 철옥에 대한 것을 빠트렸기 때문에 내가 어쩔 수 없이 한밤중에 보충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어. 미안해, 잘못했어. 나는 네가 만약 온다면 너를 꼭 불러야 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 하지만 너는 얼마 전까지도 계속 야근을 했잖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는 정말 너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더군다나 내일 아침 일찍 원고를 제출해야 했고. 용서해줘. 오늘 밤은 보름달이 뜬 데다, 그가 너를 대신해 나와 함께 있어서 조금도 두렵지 않았던 것도 있어.

도착했을 때 철옥의 문은 열려 있었어. 그걸 본 나는 너희 과에 속한 사람이 마침내 돌파한 줄 알고, 아무런 생각 없이 들어왔지. 안으로 들어가서 사람을 찾아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어. 이 양옥의 내부는 외부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크더라고. 중국과 서양의 것이 융합된 장식은 외부와 마찬가지로 민국시대 특유의 풍격을 보이고, 복도에 자리한 방은 더욱 미궁처럼 수리되어 있었고. 내가 건물 안에 아무도 없는 걸 알았을 때, 이미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어. 휴대전화는 이런 곳에서 관례대로 신호가 터지지 않더라. 하는 수 없이 2층의 침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어. 날이 밝으면 다시 이야기 할게. 지금 나는 촛불을 켜고 홍목탁자에 엎드려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

이 건물의 미스터리한 부분은 아마도 백년의 세월을 거쳤을 벽지와 가구에 썩은 흔적이 하나도 없다는 것, 책상 위에는 먼지가 없고 베개와 이불이 모두 깨끗하다는 것, 부엌에 많은 양의 음식과 물이 저장되어 있다는 점이겠지.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이상은 없어 보이니, 아마 먹을 수 있을 거야. 이곳의 시간은 마치 주인이 떠난 순간에 멈춰 있는 것 같아. 내겐 행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방이 텅 비어있단 건데. 때때로 바람이 쉭쉭 소리를 내며 곳곳의 틈새를 뚫고 지나가거든. 나는 이 소리가 마치 울음 소리 같다고 느꼈어. 이전에 마을 사람들이 어떤 여자가 미친 듯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보고했는데, 나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이런 바람 소리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라 추측하고 있어.

내일이면 출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래. 잘 자.

밍첸.
20■년 ■월 29일



[2] 20■년 ■월 1일

청 경관:

안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내가 출구를 찾을 수 없었단 거야. 혹은 그 대문이 사라졌다거나.

요 이틀 동안 나는 모든 방을 샅샅이 뒤졌고, 짧은 감정의 붕괴 후에 마침내 이 사실을 받아들였어. 괜찮아, 나를 위해 걱정할 필요 없어. 나는 이미 마음가짐을 고쳐 먹었거든. 내가 미스터리 사건 칼럼 보도에 종사하기로 선택했을 때, 모든 준비를 마쳤어. 어릴 때부터 나는 모험을 아주 좋아했는데, 이건 얻기 어려운 경험이잖아.

나는 그 보름달이 생각났는데, 아마도 다음 보름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대문이 다시 열릴 것 같아.

창문 바깥으로는 황야가 보이는데,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날짜를 추산할 수 있어. 철옥 안에는 물자가 충분하고, 심지어 의약품도 있는데, 포장이 오래되었지만 변질되지 않은 것 같아. 아마도 항전 시기에 비축해둔 거겠지. 서재는 각종 책들로 가득 차 있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없는 것이 없네. 나는 심지어 그 안에서 <신청년新青年>을 몇 권 찾았어. 라디오는 신호가 없고 부스럭거리는 노이즈만 나오고. 하지만 레코드 플레이어는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이 돼서 시간을 보내기엔 충분해.

하물며 편지를 써서 너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으니까.

비록 너와 자주 함께 있지만, 우리는 사건을 탐사하거나 조사하는 길을 가고 있기에, 잡담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잖아. 너와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나는 편지를 쓰고 싶었어. 네가 너무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거든, 이틀 밖에 안 지났지만.

책과 음악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지만, 나는 항상 멍해지고 너를 생각해. 너는 이미 내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여기저기서 나를 급하게 찾고 있진 않을까, 내가 여기 있는 건 알고 있을까, 아니면 네가 바빠서 내 전화에 답할 시간이 없는 것에 화가 나서 숨었다고 생각하려나?

내가 품은 기대와 환상. 어느 순간 네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나를 끌어안고, 데리고 떠나는.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반듯하게 다림질한 경찰복을 입고 현장을 지휘하는 옆모습이 영준하고 침착했던 것을 기억해. 그런데 나를 보자마자 갑자기 당황해선 하마터면 말도 제대로 못하더라고. 도중에 자꾸만 몰래보더니, 후에는 나를 많이 챙겨줬었잖아. 그들은 모두 네가 내게 천눈에 반했다고 말했어. 나도 반쯤 웃으면서 네게 물었는데, 너는 항상 시선을 피하고 화제를 넘기더라.

가끔 나는 의심해. 내가 너무 마음을 쓴 것은 아닐까 하고.

다시 만나면 나는 너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어.

밍첸.
20■년 ■월 1일



[3] 20■년 ■월 4일

청 경관:

철옥은 정말 미스터리해! 처음엔 내 착각이라고 생각해서, 어제 일부러 음식과 촛불의 수량을 세어뒀거든. 오늘 이 사실을 확인했는데, 이 집은 스스로 소모품을 전부 보충했어! 마치 게임 내 고정값을 설정한 것처럼!

당초에 철옥이 나타났을 때, 너는 그것을 제일 높은 등급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지.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너를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한채의 집일 뿐인데 아무런 위험성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나 지금 네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어. 그것은 우리가 이전에 겪은 사건보다 더욱 미스터리해.

나는 좀 해보고 싶어서 좀이 쑤시기 시작했어. 다음 보름달이 뜨기 전에 또 무슨 재미난 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밍첸.
20■년 ■월 4일



[4] 20■년 ■월 10일

청 경관:

좀 이상한 것 같아……비록 여긴 매우 안전하고, 아무런 이상도 일어나지 않지만. 매일이 파란만장하고 별다른 변화가 없어. 심지어 나는 이미 철옥이 내 집인 양 익숙해졌어……하지만 나는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해.

굳이 내가 말할 수 있는 이상을 찾아야 한다면, 내가 날씬해지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어. 아니, 웃지 말고. 이것은 여자가 자신의 몸매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기울이는 그런 게 아니야. 진지하게 계속 읽어!

나는 폐쇄된 환경에 놓이게 되면 사람의 마음이 우울해져, 운동량 부족 등의 문제로 체중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아. 그래서 나는 옷이 널널해졌음을 발견했을 때, 의식적으로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했어. 종래로는 배고픔을 느껴본 적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여전히 빠르게 수척해지고 있어. 나는 팔의 혈관이 튀어나온 것을 봤어. 마치 몸 속을 기어다니는 작은 뱀처럼, 뼈의 관절 부분도 튀어나왔는데, 언제라도 피부를 벨 것 같이 날카로워.

나는 너무 두려운 나머지 끊임없이 먹고 있어. 심지어 익힐 겨를도 없어서, 마치 반평생을 굶은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게걸스럽게 먹고 있어. 그런데 나는 배가 불러오는 것을 느끼지 못했어. 내가 먹은 음식들이 설마 내 위에서 터무니 없이 사라진 걸까?

밍첸.
20■년 ■월 10일



[5] 20■년 ■월 12일

청 경관:

정말 불가사의하지. 내가 아직 미치지 않고, 이곳에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봤거든. 목덜미 양 옆으로 짙은 자줏빛 반점이 생겨 있어서, 알레르기인 줄 창고에 가서 약을 찾으려 했어. 창문을 지나치는데 유리 반사경을 통해 무심코 내 어깨와 목을 봤는데, 그 순간 얼음굴에 떨어진 것처럼 온몸이 떨려서 미친 듯이 욕실로 달려가 모든 옷을 벗고 거울에 비친 내 뒷모습을 봤어.

나는 잘못 보지 않았어. 내 등에는 온통 이런 짙은 붉은색과 짙은 보라색의 반점이 가득했어. 나는 너와 함께 많은 미스터리 사건을 탐사했고, 많은 현장을 봤기에,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었어. 너도 이미 짐작했을 테고.

시반이야. 사람이 죽은 후 혈액순환이 멈추고, 혈액이 신체저하부위에 쌓여 짓물리며 만들어지는.

난 이미 죽었어.

나는 마침내 모든 것을 이해했고, 철옥의 진상을 알았어! 이 집 안의 모든 것은 멈춰 있고, 일정하여 변하지 않아. 변화하는 것은 나뿐이고, 흐르는 것은 나의 육체와 생명 뿐이야!

하지만 나는 이 죽은 몸을 조종할 수 있고, 생각할 수도 있어.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아니야! 아닐 거야!

만약 모든 것이 보충된다면, 왜 내가 너에게 쓴 편지는 아직 남아있는 걸까? 도대체 왜!

밍첸.
20■년 ■월 12일



[6] 20■년 ■월 21일

청 경관:

자기야, 나 썩고 있어.

썩은 살점 한 덩어리가 내 허벅지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끈적끈적한 검은 고름으로 변했고, 내 얼굴에도 검은 반점이 떠올랐는데 피부가 물컹해. 나는 모든 거울을 부숴버렸어. 다만 내일 아침 그것들은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거울이 없어도 철옥 안에는 너무 많은 반사경이 있어. 나는 이런 나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나는 이 침실에서 나가는 것이 두려워.

처음에는 끊임없이 울부짖었거든. 지금은 좀 무감각해졌어.

나는 단검을 찾았고, 바닥에 누워서 그것으로 내 몸을 찔렀어. 내가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생각한 건 너뿐이야.

너와 단둘이 보낸 시간은 소중하고 드물었는데, 마치 주마등처럼 차례로 머릿속에 떠올라. 내가 네게 암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너는 정말 눈치채지 못했던 거야? 왜 항상 나에게 철옥을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지 이야기했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좀 용감해야 했어.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해줘야 했는데.

네가 첫눈에 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어.

기자 신분으로 네 앞에 왔었던 그 때는, 우리의 진정한 첫 만남이 아니야.

그 해에 나는 아직 학생이었어. 학교에서 기이한 실종사건이 발생했고, 너와 너의 동료들이 학교 기숙사를 봉쇄하고 모든 학생들이 집에 가서 쉬게 했어. 하지만 내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너무 늦은 데다, 집 열쇠를 기숙사에 두고 나와서, 나는 나를 한 번 올라가게 해달라고 부탁해야 했어. 이에 한 경찰관이 내가 철없다며 엄하게 훈계했고. 그때 나는 울 뻔했는데, 네가 위층에서 내려와 웃으면서 별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네가 나와 함께 올라갈 테니 가지러 가자고 했지.

전기가 끊긴 어두운 계단에서 너는 손전등을 켜고 앞서 걷고, 나는 너의 경찰복 옷자락을 끌고 천천히 뒤따라 갔어. 나의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네가 경찰학교의 교가를 흥얼거려줬잖아. 근데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어. 너는 뒤돌아보지 않아서, 내 얼굴을 보지 못했고, 흥얼거린 노래는 내 심장박동을 덮었어.

이 장면을 회상하며 죽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겠지.

하지만 나는 너에게 이 편지를 남겼어, 나의 자살은 실패했어.

썩은 시체는 어떻게 하면 죽일 수 있는 걸까?

보름달이 뜨면 정말 대문이 열릴까?

누가 나에게 내가 어떻게 죽어야 내가 철제 집에서 영원히 떠도는 해골이 될 수 있는지 말해줄래?

너는 내가 쓴 편지를 볼 수 있니?

나 어떡해?

제발, 살려줘, 살려달라고!

밍첸.
20■년 ■월 21일



[7]

청웨는 마지막 편지지를 넘기자, 자신도 모르게 심호흡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들은 방금 이 민국 양식의 양옥에 도착했고, 동료들은 그것을 에워싸고 초보적인 조사를 펼치고 있었다. 그는 건물 바깥의 황무지에서 이런 편지지를 주웠는데, 마치 바람에 의해 창문에서 떨어진 것 같았다.

청웨는 편지를 정리한 후 깜짝 놀랐다. 성이 같은데다, 같은 미스터리 사건과의 경찰이라니. 언뜻 보기에 이 편지들은 자신에게 쓴 것 같았다. 다만 그는 이 아가씨를 모른다. 이 양옥은 얼마 전에 갑자기 나타났고, 더 중요한 것은 코드가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다.

방금 나타난 미스터리 사건은 잠정적으로 첫 글자를 번호로 정했는데, 날짜를 코드로 삼고 일련의 조사를 거쳐 인위적인 사건이 아닌 것이 확인되면 장기간 탐사 이후에 정식 코드에 편입된다. 그러나 현재 코드는 방금 018로 정렬되었기에, 설사 이 양옥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더라도 편지에 적힌 023일 수 없다.

청웨는 편지지를 또 몇번 뒤척이며 파고들었다. 무엇때문인지, 날짜 부분은 모두 짙은 먹자국이 묻어 연월이 지워졌다. 편지가 뒤로 갈수록 필적은 더욱 광란해졌다. 편지를 쓴 사람의 붕괴와 광기는 그야말로 종이를 통해 밀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자, 청웨는 우선 편지를 가방에 챙겼다. 경찰서로 돌아가서 다시 분석과 토론을 거치는 수밖에. 그는 고개를 들어 조사하던 동료들이 차 앞에 모여있는 것을 보고 돌아갔다.

가까이 가서야 경찰차 옆에 새로운 지프차 한 대가 주차된 것을 발견했다. 동료들은 그곳에 둘러앉아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청웨는 앞으로 걸어갔고, 웃으며 말했다. “뭘 발견했길래, 이렇게 시끌벅적해?”

“대미녀를 발견했어, 아웨 빨리 와서 이야기 나눠 봐!” 모두가 웃으며 틈을 내어달라고 했다.

군중 속에서 흰색 긴 치마를 입은 카메라 가방을 멘 소녀가 몸을 돌아섰고, 그의 눈앞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청 경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개설한 미스터리 추적 칼럼의 기자 밍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청웨의 발걸음이 불현듯 굳어졌고, 호흡은 거의 정체되었다. 그는 황급히 가방을 당겨 머리를 숙이곤 들여다 보았다. 그 안은 텅 비어있었다. 그는 한바탕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배후에는 온통 황무지일 뿐이다.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