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성지간 3장.
춘절 기간 동안, <군성지간> 제작진은 여러 대도시에서 로드쇼를 하느라 바빴다.
관객들은 Q&A의 일환으로, 늘 이 알렉세이 블라디미로미치 올로프 선생이 누구냐고 묻는다. 예이린은 네티즌들이 찾아낸 그 로켓 과학자임을 인정하며, 그가 러시아에서 만난 친구라고 설명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캐물으려 하자, 예이린은 미소 지으며 화제를 돌렸고, 그 이상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관객과 주최 측 모두 이 로켓 과학자가 이미 세상을 떠났음을 알았기에, 예이린의 태도를 이해했다. 이후 모두 배려하고 침묵할 뿐 더 이상 이런 화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오히려 남자 주연 배우 쉬쩌였다.
젊은 여성 관객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예이린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는데, 이전과 다른 느낌이 있을까요?”
이는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쉬쩌는 마이크를 쥐고 한참을 고민한 후에야 한 문장을 정리했다. “각골명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
관중석에서 한바탕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영화관의 분위기는 전례 없이 뜨거웠다. 사회자는 웃으면서 쉬쩌가 갈수록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늘고 있음을 놀렸다. 여자 관객들은 흥분해서 친구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쉬쩌는 재빠르게 예이린 쪽을 흘끗 보았다. 예이린은 여전히 미소를 띤 얼굴로 관중석을 바라볼 뿐, 그를 보지 않는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말없이 다음 배우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변고가 하얼빈 역의 로드쇼 현장에 나타났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사회자는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며 예이린을 향했다. “예 감독님, 우리가 당신을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어요.”
“어떤 건가요?” 예이린도 호흡을 맞추며 웃었다.
사회자는 손을 들어 입구를 향해 뻗었다. “안드레 블라디미로비치 올로프 씨를 모셨습니다!”
관중석은 온통 놀라 소리쳤고, 예이린도 깜짝 놀라 멍해졌다.
하얀 머리의 청년이 정사각형의 검은색 상자를 안은 채, 한 걸음 한 걸음 무대에 올라 예이린의 앞에 섰다. “Давноневиделись(오랜만이야), 린.”
“안드레……” 예이린은 믿을 수 없었다.
“네 맞습니다, 성 씨를 들은 여러분 모두 짐작하셨을 겁니다. 이 선생 분은 바로 엔딩 크레딧으로 경의를 표한 그 과학자의 친형제입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우리 측에 연락을 넣어, 예 감독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사회자가 설명했다.
예이린의 시선은 안드레의 품에 안긴 검은색 상자로 천천히 옮겨졌고,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사회자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러시아어로 물었다. “너 왜 왔어?”
안드레 역시 러시아어로 대답했다. “나는 알료샤의 휴대전화를 켤 수 없었어. 어떻게 연락해야 좋을지 모르던 참에, 내 친구가 내게 이 영화를 알려줬고. 독단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려서 정말 미안해. 린, 나는 네가 날 만나고 싶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
“내가 너를 만나고 싶지 않아 할 리가 없잖아, 와줘서 너무 기뻐.”
안드레는 품에 든 검은색 상자를 그에게 건넸다. “받아 줘. 우리는 알료샤의 유품을 정리했고, 이것은 그중 너에 관한 것들이야. 그의 휴대전화와 유골의 일부가 들어있지.”
예이린이 뻗은 손이 막 검은색 상자에 닿았는데, 유골에 대해 들었을 때, 데인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아니야, 난 이걸 받아선 안 돼, 이건 적합하지 않아.”
안드레는 고집스럽게 상자를 그의 앞에 건넸다. “적합하지 않은 건 없어. 린, 우린 줄곧 너를 가족으로 여겼어.”
“……”
“알료샤도 그의 일부가 너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 거야.”
예이린은 입을 벌렸고, 끝내 더 이상 거절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는 두 손으로 검은색 상자를 받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спасиб(고마워).”
안드레는 팔을 벌려 그를 껴안았다.
“даблагословиттебяГосподьисохраниттебя!(신의 가호가 있기를!)”
예이린은 상자를 품에 안고, 수동적으로 이 포옹을 받아들였다.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러시아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망연자실하게 두 사람이 밀고 당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고, 포옹을 시작하고서야 박수를 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뜨거운 박수갈채는 마치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람을 물에 잠기게라도 할 것처럼.
안드레는 짬을 내서 왔기 때문에, 선물을 주고 급히 떠났다. 보좌관이 무대에 올라 검은색 상자를 받으려는데, 예이린은 움직이지 않았다. 보좌관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회자가 급히 달려와서 마이크를 예이린에게 건네주었다. “갑자기 이런 선물을 받으면,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힘들죠. 그럼 예 감독님, 우리에게 두 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예이린의 목구멍이 떨렸다.
미세한 소리는 마이크에 의해 정확하게 포착되었다. 서라운드 음향을 통해 증폭되자, 관중들은 그제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는 뜻밖에도 목이 메었다. 상영관 내부는 조용해졌다.
무수한 두 쌍의 눈이 조용히 그를 응시하며,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예이린은 갑자기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이런 슬픔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머리를 힘껏 흔들며 “미안하다”는 말을 얼버무리듯 뱉었다. 이어서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자를 피해 무대에서 뛰어내렸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영화관을 떠났다.
관 내부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 물었다.
“그, 여러분의 이해를 바랍니다. 친구의 죽음과 관련하여, 예 감독님은 감정을 제어하기 어려우신 것 같아요. 우리는 그가 추스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자는 소양이 뛰어나 빠르게 반응하여 쉬쩌의 곁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일단 계속해서 다음 순서로 넘어가겠습니다. 주연 배우 쉬쩌는 모두에게 인사해 주세요!”
마이크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쉬쩌는 고개를 돌려 예이린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고, 안색은 좋지 않았다.
———익명 게시판>>합미전담
제목: 로드쇼 생방송 시청 중인 사람 있어? 이거 무슨 상황이야?
0F 건물주
그 러시아인이 예 감독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급해 죽겠어! 쉬쩌 상태도 안 좋아 보이는데, 마치 냉각되어 굳은 것 같아
1F
나도 생방송 보는 중인데 가슴이 다 조마조마하더라, 무슨 상황이래
2F
다행이다, 쉬쩌가 정신을 차리고 인사했어. 사회자의 소양이 정말 대단하네. 이렇게 됐는데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니. 내가 보기에 그는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아
3F
[링크] 번역 올라왔음. 세상에, 빅뉴스가 있나 봄.
4F
잠깐만, 알료샤가 누구야?? 왜 또 사람이 튀어나온 건데.
5F
러시아어를 설명해 주자면, 알료샤는 알렉세이의 애칭으로, 바로 그 로켓 과학자야. 문맥만 봐도 알 수 있어.
6F
나는 왜 이렇게 대화하는 게…… 썸 타는 것처럼 느껴질까?
7F
이미 썸을 넘어섰어, 그가 말하길 가족이라잖아!! 이게 뭐지 미망인이냐고!!
8F
미망인은 어디서 나온 귀신이지. 가족은 한 쌍인데. 서양인은 동성애 혐오가 없는 줄 알아? 이건 분명히 부모님이나 가족과도 같은 좋은 친구를 말한 거야. 형제나 다름없는 ㅇㅇ
9F
8F에 답글
멘탈 파사삭 초딩닭 하나~
10F
번역 교정은 했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저 상자에 뭐가 들어있다고?? 유골?? 아?? 나 러시아어를 모른다고 기만하지 마
11F
녹화본 떴거든. 내가 뒤로 계속 돌려가면서 반복해서 들었는데 ㄹㅇ 유골임. 그렇지 않으면 예이린의 반응이 저렇게 클 수가 없음.
12F
러시아인이……유골을 보내는 것에 어떤 전통이 있나……나는 모르겠다
13F
백월광이 궁으로 돌아온 느낌 (비록 유골이지만)
14F
쉬쩌 반응이 진짜 묘한데 나하고 시음해 볼 사람 구함. 빛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낯빛이 구려
15F
캡처 떴는데 좀 흐릿하긴 하거든. 그가 뒷니를 깨물었는지 좀 봐줘. [사진 첨부]
16F
물었는지 안 물었는지는 잘 안 보이는데, 표정 진짜 안 좋네.
17F
나 수라장맛을 느낌 개짜릿해 2
18F
이게 뭐야! 전임자와 현직자의 PK 잖아! 3
19F
한 가지 세부사항을 알아냈음. 서양인 오빠의 형제는 서양인 오빠의 폰을 켤 수 없다고 말했고, 이어서 폰을 상자에 넣었다고 말했잖음. 이건 예 감독이 그의 폰 잠금을 풀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거 아님?
20F
위층 말이 맞는 것 같아……음미하면 할수록 향기롭다
21F
폰을 켤 수 있는 사이면 전직일 수가 없음. 현직이네.
22F
현직과 현직? 잠깐만
23F
쉬예 해체 최근 몇 년 동안 정실을 자처해 왔는데, 갑자기 소삼 으로 바뀌다니, 아름다워 4
24F
다들 너무 급함, 이거 가지고 정실을 인정하다니 진짜 웃긴다
25F
정실이 정실이 아닌 건 말할 것도 없고, 예이린이 이렇게 추태를 부리는 것도 본 적이 없어. 로드쇼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니, 이 사람은 그에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
26F
예 감독님 표정 너무 슬퍼,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애
27F
유품을 받은 건 좋은 일이지, 어쨌든 생각하고 있었단 거니까.
28F
“알료샤도 그의 일부가 너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 거야” 라는 말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라고ㅠㅠ
29F
갑자기, 내 경의致敬조 주식 떡상함
30F
과학자의 인터뷰 CUT를 훑고 왔는데, 집단 인터뷰에서 그는 배경판으로 쓰인 듯. 현대 네티즌의 행동력 너무 무서워 5
31F
아니 잠깐만, 님들 일단 정실이니 내연녀니 그만둬야할 듯. 서양인 오빠 결혼했대
[링크] 너무 길어서 성류판: 기자가 여러분이 연구소에 얼마나 있었는지, 마지막으로 집에 다녀온 게 언제였는지를 물어봄. 서양인 오빠는 좀 쑥스럽게 웃으면서 저번에 갔을 때 프러포즈했다고 말함. 6
32F
그는 웃으면 보기에 진지해 보이지 않아, 심지어 좀 멍청해보이는데 (ㅈㅅ
33F
전형적인 러시아인은 한창 때 조혼하는 편이야
34F
일찍은 아니야 친구, 서양인 오빠의 공식 자료를 보면 31세라고 나와. 서양인 중에서는 희귀종에 속할 듯
35F
더 희귀한 건 그의 꽃 피는 기간이 이처럼 길다는 거 아닐까
36F
인터뷰 보니까 꽤 자제하고 운동에 신경을 많이 쓴대
37F
갑자기, 내 경의조 주식이 폭락해버림
38F
위층 언니 예 감독과 로켓 과학자 그 게시물 처음 올린 사람 아니냐며, 너 때문에 웃겨 죽겠어
39F
38F에 답글
나 맞음. 오늘 오후 내내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40F
결혼을 예 감독과 했을 수도 있는 거잖아. 아직도 유골을 안고 있어. 내가 지금 예 감독을 보는데 조금 과부맛도 느껴지고, 그러니까 내 말은 예 감독의 이번 출현 살이 내린 거 같지 않아?
41F
이 말은 함부로 꺼낼 엄두가 나지 않네
42F
40F에 답글
ㅁㅊ 얼른 삭제해. 우리가 허풍 떠는 건 떠는 거지만, 이런 건 정말 남의 아내와 관련된 문제야. 이런 식으로 말하면 내걸리게 될 거라고
43F
40F에 답글
미는 건 미는 건데, 남의 아내를 가지고 장난치지 마. 적합하지 않고 정말 적합하지 않아.
44F
ㅈㅅㅈㅅ 나 그냥 머리가 없었나 봐, 바로 찾아서 내가 올린 글 삭제했어
45F
그나저나 사실 이번뿐만 아니라 모든 로드쇼에서 쉬쩌의 컨디션이 그닥임, 좀 침착해졌다고 해야하나?
46F
반항적인 강아지가 어른인 척하는 시기인가?
47F
로드쇼뿐만 아니라 비하인드에서도 쉬쩌와 예이린이 함께 있는 그림을 못 봤어. 예전이면 모두 연출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예이린이 모두 감시용 카메라 뒤에 앉아 무전기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48F
장르가 다르잖아. 예전에는 이런 큰 장면 줄거리가 어딨음. 감시용 카메라를 보는 게 맞지.
49F
45F에 답글
침착한 게 아니라 질투하는 거일수도 있어. 하나같이 배우의 순서에 따라 감독 옆에 서있질 않음.
50F
로드쇼 한 번에 한 번 보고 스크린에 감사 인사하면서 질투 한 번 ㅋㅋㅋ
51F
그럼 오늘은 식초가 터지겠네, 오늘 밤에 강아지 질투 문학을 볼 수 있겠다
52F
좋아, 좋아. 밥그릇 열고 부인들이 먹여주기를 기다려야겠어
———이 게시물에 더 이상 회신이 없음.
- 刻骨铭心;각골명심. 마음에 깊이 간직하여 명심하다. 뼈 또는 폐부에 새기다. 뼈에 사무친다. [본문으로]
- 修罗场;수라장. 인터넷 유행어로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다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거나, 서로의 신분인식이 대등하지 않는 장면을 말함. 연애 관계 표현 및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도 많이 쓰인다. 본래 불교 용어로 불교 전설에서 제석천帝释天과 아수라阿修罗가 싸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가리키는 말로 ‘참혹한 전쟁터惨烈的战场’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 온라인게임 ‘Player Killing’에서 유래된 용어로 플레이어 간의 대전이나 킬링을 일컬음. [본문으로]
- 小三;소삼. 내연녀 또는 불륜녀, 세컨드를 뜻함. [본문으로]
- 背景板;배경판. TV나 소설 속 행인 캐릭터를 지칭하는 단어로, 대사나 이름이 없는 주연이나 조연을 뜻한다. [본문으로]
- 省流版;성류판. 간결한 언어나 글로 장편 컨텐츠나 동영상의 핵심 정보를 빠르게 요약해 사용자의 시간과 데이터 절감을 돕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