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성지간 번외 3장. 달의 추락
———익명 게시판>>합학전담
제목: 곧 입장해서 <달의 추락> 볼 건데, 덕톡할 사람? 1
0F 건물주
영화관에서 입장 기다리고 있음. 정월 초하룻날의 첫 영화라니!
예 감독의 이번에 새로 내놓은 SF영화 너무 기대 돼. 나 전작 <군성지간>은 일곱 번이나 돌려봤어.
1F
SF 애호가들과 함께 후기를 작성해야겠음.
2F
작년에 문예풍 범죄영화를 개봉하지 않았어? 올해 이어서 SF 영화를 내다니, 예이린은 지금 생산 능력이 물 오른 듯
3F
범죄영화 촬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이 SF영화를 준비한 것 같음
4F
예 감독은 지금 문예 영화를 찍었기에 자신에게 SF영화로 보상하려는 걸까, 아니면 SF영화를 찍었기에 자신에게 문예 영화로 보상한 걸까
5F
더 말할 것도 없어. 서양인 오빠는 우리나라 SF영화에 큰 기여를 했음. (두 손 모으기
6F
이번 주연에는 쉬쩌를 캐스팅하지 않았나 본데?
7F
6F에 답글
아닐 걸, 쉬쩌는 춘절에 로코 영화로 돌아온댔음. 아마 개봉일이 겹친 듯
8F
아 ㅁㅊ 어떻게 이러지. 예 감독의 전작인 범죄 영화도 비슷한 시기였잖아!!
9F
어쩔 수 없어. 쉬쩌는 지금 정점을 찍고 있으니까. 커리어도 오르고 있는 데다, 여러 프로그램의 출연 제의가 들어왔겠지.
10F
9F에 답글
이게 맞음. 내가 뭘 보든 그를 볼 수 있었음.
11F 건물주
나 이제 들어가는데, 상영 끝나면 나와서 보고해 볼게!
12F
11F에 답글
ㅇㅋㅇㅋ 기다림.
13F
정말이지 너무 아쉬워. 그 범죄 영화의 남주인공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어. 다만 감정이 폭발하는 씬은 별로인지, 예 감독이 롱샷으로 옆모습 실루엣을 잡았더라고. 그걸 쉬쩌가 연기했더라면 어떻게 클로즈업해 줬을지 상상이 안 가. 2
14F
ㄹㅇ 나 그 범죄 영화 너무 좋아하는데, 유일한 문제가 남주인공의 고집이 부족하다는 거임. 완벽하지 않아서 예 감독이 아쉬워했을 수도
15F
예이린은 그 범죄 영화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잖아. 그가 아쉽기나 할까
16F
상을 받은 것과 작품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임.
17F
예이린은 멀리 내다봤을 거야. 그때 내가 잡지 인터뷰를 봤거든. 거기서 그에게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작품에서 부족함을 느끼지 않냐고 질문했고
예이린은 인생은 본래 결핍으로 가득 차 있기에, 이러한 부족함은 결국 작품의 일부가 된다고 답했음.
18F
인생은 본래 결핍으로 가득 차 있다라니……
이상하다, 누가 또 나 칼로 찌름
19F
나 예 감독이 한 말 이해한 거 같애. 특히 결핍이 작품의 일부분이 된다는 말을
님들이 아쉬웠다는 롱샷 실루엣 컷 있잖아. 그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야. 미미한 노란색으로 빛나는 샹들리에가 머리 위에서 흔들리고, 사람의 실루엣이 벽에 비치는데, 이게 마치 머리 위에 검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거든. 배경으로는 초침이 째깍이는 소리를 깔아 뒀어. 심판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
20F
19F에 답글
악수하자! 나도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
위에서 다들 별로라고 해서, 말할 엄두가 안 났어
21F
나 그 부분 별로라고 말한 건 아니었음. 감독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거였지.
배우가 재미없었어. 더 좋은 사람을 캐스팅했더라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22F
아 근데 쉬쩌로 바꾸면 ㄹㅇ 클로즈업하고 그 분위기 묘사 안 했을 듯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는 법이야. 인생은 이처럼 기묘해.
23F
그 두 사람은 정말 스케줄이 겹친 걸까, 아니면 사이가 틀어져서 합작하지 않은 걸까?
24F
23F에 답글
그런 거 묻지 마. 구 쉬예러 타격 입는다고
25F
깊생 못 참겠어
26F
아니, 안 헤어졌거든? 일단 부수지 말아보셈 님들??
엊그저께였나 쉬쩌 로코 영화 홍보 인터뷰했는데 안 봤음??
[링크] 사실 이 기자는 좀 호의적이지 않은 편 같긴 해. 비슷한 시기에 예 감독의 SF 영화가 나왔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음. 쉬쩌는 각자 노력함으로 관중들이 즐거운 춘절을 보내게 되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 답했어.
기자는 질문했다. 그럼 지금 예 감독의 대한 당신의 견해에 변화가 있을까요?
쉬쩌는 그 기자를 똑바로 직시하며, 확고하게 답했다. “제가 이전에 예이린 감독은 저의 귀인이라고 말했는데, 그가 없었다면 제가 이곳에 서있지 않았을 겁니다. 이 대답은 지금뿐 아니라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27F
이 인터뷰 보고 나 좀 감동했음.
사람들은 알까, 우리 쉬 강아지가 이렇게 컸다는 걸ㅠㅠ
28F
ㅇㅇ 물론
정말 성숙하고 말도 잘해. 여전히 성실한 강아지임. 예 감독에 대한 질문에 관중들이 즐거운 춘절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답하다니. 전부 잘 대답했어.
엄마 눈물 흘리는 중. 이게 바로 육성의 맛? 3
29F
고마워 다들 나 이제 마음 놓기로 했어
이 2년 동안 나는 쉬쩌가 그를 만난 걸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가 내게 답을 줌. 후회하지 않는다고
30F
위층 댓글들 때문에 나 진짜 눈물 나려 해
31F
그럼 난 두 사람이 다시 협력하길 빌어야겠당
예 감독이 사람 찍는 거 ㄹㅇ 예쁘게 담김. 저희에게 밥 좀 주세요
32F
나 불교 믿는데 육류와 채소를 균형 있게 섞듯 예 감독과 우리 쉬쩌가 자주 합작했으면 좋겠어
33F
32F에 답글
ㅋㅋㅋ 조금도 손해보지 않는구나, 언니
34F
33F에 답글
결국 물질적인 양식과 정신적인 양식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35F 건물주
다 보고 왔음! 아아아아 비명 질러야 되
정말 좋았고, 예 감독님 당신 정말 안정적이에요. 안정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니! 이전 작품에서 비판을 받은 리듬과 감정선 문제를 말끔히 다듬어냄!
결점 물어봐도 대답 못할 거 같애. 지금 가슴이 넘 벅차서 다시 재탕하고 싶을 뿐임
36F
ㄹㅇ? 나 눈 높은 편 아니라 <군성지간> 정도면 ㄱㅊ게 볼 듯
37F 건물주
36F에 답글
더 좋아졌어, 진짜로. 더 실감 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나는 심지어 예 감독 자신의 태도 변화도 느꼈는데, 선물을 계기로 시작한 SF를 그 자신도 진정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았음.
38F
헐, 나 보러 가야겠다.
39F 건물주
그리고!
그 안에 알렉세이라는 이름의 과학자가 나옴. 여전한 은발과 푸른 눈의!
아아아 내가 깊생을 해버린 건지 아님 진짜 그 뜻인 건지? 예 감독님, 당신 말 좀 해줘요!
40F
ㅁㅊ 찐이야? 구라야?!
41F
너 구라까지 마 내가 가서 예고 봤는데 서양인 안 나왔다고!
42F
진짜 있었다니까, 나도 금방 봄
예 감독이 깊이 숨겼을 수도. 알렉세이 박사는 주요 배역 중 가장 분량이 적은 역을 맡았을 듯
43F
ㅁㅊ
44F
은발과 푸른 눈, 그리고 알렉세이라는 이름. 서양인 오빠를 가리키는 게 아닐 수가 없음
45F
살려 줘, 영화에 넣었다고? 로맨틱해라
46F
ㅇㅇㅇㅇ 좋아 나 그새 표 샀음
47F
알료샤의 인터뷰를 수없이 돌려본 경의조 cp러인데, 나는 영화에 나온 인물이 그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말투며 습관 같은 작은 동작이 모두 같거든.
48F 건물주
근데 배우가 알료샤만큼 잘생기진 않았더라
49F
서양인치고 큰 편이 아님. 눈도 그렇게 파란 편은 아니고.
50F
님들 얼마 차이도 안 나는데 왜
예 감독은 배우를 찾는 것이지 대역을 찾는 게 아니잖음
51F
보고 왔음+1
알렉세이 박사 정색하니까 귀여웠고, 같이 간 친구들도 다 좋아해줌
현실의 그도 비슷하다고 cp러가 말했다고?
52F
럴수가. 인터뷰와 사진만 봐서는 꽤 진지한 편인데
근데 또 예 감독 쪽에서 뜬 자료를 보면 웃고 있고
53F
영화에서도 잘 웃고 머리가 맑아
그가 남주에게 묻길: “너의 이 말에는 무슨 의도가 있지?”
난 싸우는 줄 알았거든. 알고 보니 ㄹㅇ 못 알아들은 거였고
54F 건물주
알렉세이 박사: 너희 중국인들은 그렇게 완곡하게 말하지 말앆음 해
55F
나는 이 부분이 예 감독의 생활경험에서 나온 것이겠거니 싶게 의심하고 있음
56F
예 감독은 좋든 나쁘든, 남의 달 기지를 폭파시켰지
알렉세이 반응 넘 귀엽더라. 맹곰은 충격을 받았음->작은 곰 가슴 찢기
57F
곰돌아 울지 마 누나가 더 크고 예쁜 걸 줄게
58F
알렉세이가 총 통제실 대문을 폭파해서 쳐들어간 장면 언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
전투 민족에 대한 내 고정관념을 심화시켰는데
59F 건물주
그 부분 봤는데 가슴 졸이면서 봤어. 그가 희생될까 두려워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예 감독이 그를 자신의 영화에서 다시 죽게 놔두지 않을 것 같긴 해.
60F
나지금 좀 심하게 찔렸어
61F
이게 바로 예 감독의 눈에 비친 알료샤임. 의연하고 용감하며 이상주의의 빛으로 가득 차 있는
62F
59F에 답글
님은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구나, 난 절대 못함
알렉세이가 여주에게 말하길: “두려워하지 마. 죽음은 또 다른 위대한 재회의 시작이야.” 저랬잖음. 저 때 난 놀라 미칠 지경이었다고. 그가 살아서 돌아왔을 때 영화관 내부의 관객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음.
이 말이 그가 일찍이 예 감독에게 한 것이든, 예 감독이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든,
예 감독은 변함없이 그가 무사히 그가 돌아오길 바랐겠지.
63F
그러니까 관객이 어떻게 알렉세이 박사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냐는 거야. 우린 예이린의 눈을 통해서 보고 있으니까.
64F
나 눈물 흘림. 님들 진짜 말 잘한다
65F
[링크] 공식 비하인드 영상!
알렉세이 박사 배우의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래. 연기는 예 감독이 직접 조금씩 가르친 거라는데
예 감독이 서양인 오빠를 익혔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십여 년 동안 함께 했으니까.
66F
살려줘 하하, 정말 닮았어. 특히 미세한 표정 같은 게
67F
알료샤 본인이 알렉세이 따라하기 대회해서 2위를 차지했음을 축하해야
68F
예 감독님 옆에 은발이 서 있다니 나 ㄹㅇ 환상 보나 봐ㅠㅠ
나는 아직 서양인 오빠와 예 감독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69F
상상해볼 수는 있어 서양인 오빠가 조금 더 커서 턱이 예 감독 이마에 닿을 듯
70F
배우 본인은 매우 젊은 편이야. 극중의 화장으로 예 감독의 나이에 맞게 세월감을 더했어.
71F
두 사람이 십여 년 동안 함께했고, 그가 사물을 직면했을 때의 모든 반응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익숙해져 있었어. 이건 영화로 알료샤를 부활시킨 셈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72F
ㅁㅊ 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함
73F
ㅁㅊ! 예 감독도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 이렇게 애써서 조금씩 가르친 거겠지.
74F
이게 바로 디지털 생명인가……
75F
만약 본인이 영화 속 장면과 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우리 앞에서 다시 한 번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거잖아?
76F
멋지다
77F
오후에 첫번째 로드쇼가 시작된다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 중 우리를 대신해 예 감독에게 질문해주실 분 구함. 그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78F
생방송 시작했어. 예이린 오늘 컨디션 좋아보이네
79F
아! 예 감독 손에 반지 낀 거지?!
80F
나도 본 거 같애. 뭐가 반짝거림. 감독이 클로즈업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중
81F
진짜네! 반지가 있어!
82F
오른손 약지에 꼈는데, 결혼한 거지??
83F
그는 진작에 서양인 오빠와 결혼했으니까
84F
83F에 답글
그런데 배우자를 잃었잖아
85F
내가 알아!!
86F
85F에 답글
내부 정보?
87F
85F에 답글
언니 업계 사람이야?
88F
85F에 답글
얼른, 얼른 말해 줘!!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거임
89F
ㅈㅅ 자리 잡아서 앉느라고
나는 방금 로드쇼에 참석하러 왔어. 도로에 차가 막히더라. 늦을까 봐 뛰어 들어왔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던 것을 보고, 빨리 나를 기다리라고 소리쳤거든. 안에 있는 사람이 나를 도와 엘리베이터를 눌러줬는데, 내가 뛰어 들어갔을 때 고개를 들어보니 세상에! 열림 버튼을 눌러준 사람이 예 감독이었어! 엘리베이터 전체가 제작진으로 가득했음.
나는 심장이 쿵쾅거렸음. 예 감독에게 고맙다고 말하니, 예 감독이 천만에요. 라며 답해줌. 실물이 영상보다 잘생겼더라. 진짜임.
그리고 그가 손을 거둘 때, 나는 오른손에 끼워진 반지를 볼 수 있었음. 거기에 내가 물어봄. “그 반지는 그러니까 전의 그……”
그 사람 앞에서 서양인 오빠의 이름을 꺼내도 될지 몰라서 더듬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ㄹㅇ 무례해서 죽고 싶음.
근데 예 감독은 알아들은 거 같았음. 개의치 않고 반지를 한 번 보고 웃으면서 말했음. “맞아요. 그가 준 결혼 반지예요.”
90F
살려 줘, 이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91F
나는 진작에 생각해야 했음! 서양인 오빠가 그 해에 프로포즈했을 때 결혼 반지를 준비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92F
하필이면 그가 죽은 후에야 당당하게 반지를 낄 수 있다는 게ㅠㅠ
93F
예이린이 지금 반지를 낀 것은 슬픔에서 진정으로 벗어난 거라고 볼 수 있음. 또한 이 운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
94F
알료샤, 네가 이겼어. 예이린인 철저히 네 소유야.
95F
만약 서양인 오빠의 영이 하늘에서 이를 알게 된다면, 기뻐할까 혹은 마음 아파할까
96F
방금 질문한 사람이 우리 쪽 사람인가본데?
예 감독이 <월구추락>을 시작으로 시리즈물을 제작할 예정이며, 미래에는 화성을 가거나, 태양계를 벗어날 수도 있고, 심지어 은하계를 떠돌 수도 있을 거라는 말했는데
그녀가 알렉세이 박사가 계속 있을 거냐고 물었음.
예 감독은 그럴 거라고 답했고.
97F
너무 낭만적이야. 알료샤의 우주탐사라는 꿈과 예 감독의 영화라는 꿈이 하나로 합쳐지다니
98F
좋아 너무 좋음. 휴지 들고 눈물 닦는 중
그의 로켓은 다시 점화되어 하늘로 올라갔고, 달에 오를 거야. 이어서 화성에 오르고, 심지어는 우주까지 여행하겠지.
99F
너는 볼 수 있을까? 우주의 별과 네가 사랑하는 그 별이 네게 응답하고 있는 것을.
100F
낭만적이야. 정말로 낭만적이야.
나는 이 말을 더 잘 이해하게 됐음: “영화는 꿈을 만드는 예술이다.”
101F
예이린은 계속해서 영화를 찍을 것이고, SF 영화 속의 알료샤도 계속해서 함께 할 거야.
102F
누가 그들의 일생을 함께 보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본문 완결.
작가는 할 말이 있다:
이것으로, 이 글은 진정으로 완결을 맺었어요.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흥분한 상태로 타자기를 치는 사람에 이입해 썼고, 아주 시원하게 썼어요. 게시판 형식은 제가 쓴 것을 매우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어주었죠. 이전에는 머릿속으로만 토론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직접 들어가서 토론할 수 있다니.
간단히 말하자면, 이것은 가십을 먹는 네티즌이 자료를 파헤치고 분석함으로 배후의 진짜 이야기를 복원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본문을 쓰는 과정에서 저는 할 수 있는 주관적인 서술을 피하고, 자료를 보는 느낌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거기에 이 세 편의 번외를 더하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마지막 장의 마지막 한 마디를 쓰고난 후, 저는 피폐함을 느끼지 않았어요. 오히려 원만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예 감독과 샤오쉬는 모두 앞으로 나아갈 테죠. 떠난 알료샤도 영원히 예 감독에게 깊은 사랑을 받을 거예요.
특히 제 친구에게 고마워요. 처음에 저는 그녀에게 이것의 줄거리를 전부 말해주고, 웨이보에 올려서 개요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녀의 격려로, 저는 본문를 쓰기로 결정을 내렸죠. 덕분에 많은 기묘하고도 놀라운 창작 체험을 해봤어요. 감정 체험은 장편을 쓰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었기에, 내가 써서 다행이다, 이걸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저는 많은 영감을 얻었는데, 그녀는 정말이지 금구대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와 그녀 두 사람이 게시판 전체를 지탱한 셈이죠 ㅋㅋ
마지막으로 기묘한 체험 중 하나를 공유합니다:
제가 처음에 전체 글을 다 쓴 후, 머릿속에서 갑자기 알료샤의 한 마디가 튀어나오더라고요. “자기야 두려워하지 마. 죽음은 또 다른 재회의 시작이야.”
그가 직접 말한 것 같았어요.
고민을 거듭한 저는 한 부분을 수정하여 해당 문장을 추가했는데, 알료샤의 의식이 맑아진 마지막 순간에 예이린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낭만적이고, SF는 낭만적이며, 우주도 낭만적이에요.
알료샤의 이 힌 마디는 저로 하여금 류츠신의 <섬양상제> 중 다음 단락을 떠올리게 했어요:
“내가 너희들에게 말했듯이, 우주는 대폭발에서 태어났다. 지금, 중력은 그것의 팽창 속도를 늦췄지. 이로인해 우주는 팽창하는 것을 멈추고 붕괴하게 된다. 만약 우리의 우주선이 정말 다시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통해 무한히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비행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무한한 시간을 뛰어넘어 우주의 마지막 순간에 직접 도달할 수 있어. 그때, 우주는 이미 작게 붕괴되어서, 가죽공보다 더 작은 하나의 점이 되었겠지. 그때, 우주의 모든 것이 함께 있을 거야. 나와 그녀도 자연스럽게 함께 있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