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杯茶/短文

삼종죄 3장. 귀인(贵人)

丹英 2025. 4. 24. 00:57


00.
당신은 알아야 한다. 수집가의 수집품에 손을 대는 것이 금기라는 것을.

01.
신문에는 ‘부임 도중 뜻밖에도 마차가 물에 빠져 보안관이 불운하게 익사했다’라는 헤드라인이 실렸다. 시장도 전화를 걸어왔다.

“네, 저도 좀 전에야 신문으로 소식을 접했는데, 정말 유감스럽더군요. 만약 보안관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더라면, 굳이 밤길을 재촉하거나 술을 좀 적게 마셨더라면, 더불어 제때에 위험을 발견했더라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내가 전화를 끊자 집사가 서재 문을 열고 내게 말했다. “선생님, 찾아온 사람이 있습니다.”

뒤이어 낯익은 남자가 들어왔다. 내 앞에 무릎을 꿇은 그는 온몸을 떨며 창백한 얼굴로 자신을 위해 변호했다. “취 선생님, 제가 그 약을 주사로 주입하자, 그 녀석은 바로 땅바닥에 쓰러져 숨이 끊어졌음을 맹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를 정원으로 끌고 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조금 쉬고 난 뒤, 그를 데려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담배 한 대 피우는 동안, 그 망할 놈이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고! 누가 이런 악행을 겪어본 적이 있는지 말해보십시오!”

“엄청난 자극에 의한 가사 상태.” 나는 말했다. “당신은 일처리가 꼼꼼하지 않군요.”

집사는 한쪽에 서서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루자셴을 지하실에 가두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손을 대셨습니다. 바로 각 방면의 관심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소리 없이 그를 처리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런데 당신은 오히려 그가 기차역으로 달려가 그처럼 큰 구멍을 뚫도록 놔두다니!”

남자는 겁에 질려 쇠약해졌다. 그는 쉬지 않고 용서를 빌며 결심을 표했다. 이에 나는 재미도 없고 심문할 것도 없었기에, 집사에게 데리고 나가 정리하라고 말했다.

나는 회중시계를 열고 시간을 확인했다. 회의가 시작되기까지는 한참 남은 시간이다. 그리하여 취웨의 침실 밖을 서성이며 노크를 하고, 3초를 기다리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얀 망사 커튼이 조금씩 펄럭였다.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는 소년은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에 이목구비 윤곽을 색칠당했고, 마치 명가가 그려낸 유화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뒷짐을 지고 침대 옆에 서서 감상했다.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취웨는 줄곧 창가에 엎드려 아래층 거리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가 거리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그날, 그는 뜻밖에도 나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그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거리에 있는 그 학생들처럼.

“내가 너를 위해 고용한 가정교사는 최고 수준이야. 어느 학교도 비교할 수 없는 교육 수준을 지녔으니, 너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단다.”

“하지만 나는 가고 싶어, 형. 난 평범한 학생이 되고 싶어.”

“그렇지만 너는 태어날 때부터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걸 알아야 해. 너와 거리의 학생들 사이에는 구름과 진흙 정도의 차이가 있어. 그들은 한평생을 가난하게 살아가며 우리와 같은 부를 가질 수 없으니까. 더군다나 네게는 심장병이 있지. 나는 네가 밖에서 의외의 사고를 겪게 놔두지 않을 거야.”

그 한 번은 그의 침묵으로 끝났다. 그러나 취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이 내게 언급하고 떠보았으며, 후에 가서는 심지어 말다툼까지 했다. 그는 내 말에 반박하지는 못했다. 단지 “나는 원해”라는 우스운 네 글자[각주:1]를 반복해서 강조할 뿐이었다.

“학교에 가고 싶어.”

“나가 보고 싶어.”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야, 나는 자유를 원해!”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때 그는 격하게 흥분했다. 핏기가 뺨 위로 솟구쳤고, 팔에는 핏줄이 튀어나와 도드라졌다. 이에 내 마음속에 혐오감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유화에 기름때가 낀 것처럼 보였다.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단정하지도 않아.

나는 그를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이제 그만하자.”

나는 사람을 불러 그의 침실 창문을 막았고, 그의 서랍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종이비행기를 찾아 벽난로에 던져 잿더미로 태워버렸다. 취웨는 더는 온순하게 굴지 않았다. 방문을 잠그고 단식투쟁을 하며 내게 대항했다.

그를 이곳에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을 줄 알았더라면, 당시 단식투쟁을 한다는 그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을 텐데.

모든 것이 평온을 되찾았다. 나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나의 동생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중절모를 챙겨 외출할 준비를 했다.

정원에서 갑자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곧이어 대문이 바깥에서 열리더니 총을 든 경찰 무리가 들이닥쳐 저택의 하인들을 제압했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은 시장의 딸이다.

“펑 아가씨, 제가 당신께 이것이 민가에 무단 침입한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드리길 원하시는지요?” 내가 물었다.

“취 선생, 이는 체포 명령을 따른 것입니다.”

펑즈쥔은 내 앞에 섰다. 손에는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이 들려있었다. 나는 그 위에 찍힌 붉은 도장 자국을 훑으며 물었다. “이유가 뭡니까?”

“당신은 고의로 살인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를 죽였단 겁니까?”

“당신의 동생인 취웨, 루자셴, 그리고 보안관이죠.”

나는 웃었다. “터무니없는 소리네요, 증거는 있나요?”

펑즈쥔은 증거물 주머니에서 종이비행기 하나를 꺼냈다. 이는 정말 나를 놀라게 만들었는데, 이 물건은 분명 이미 깨끗히 정리를 마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루자셴이 기차역에 뛰어든 그날 밤, 혼란 속에서 매표원에게 주워졌어요. 제가 세 번째로 방문했을 때야, 저를 믿은 그가 이 중요한 증거를 제게 넘겨주었죠.”

펑즈쥔은 종이비행기를 가볍게 펼쳐냈고, 내 앞에 들어보였다. 다른 종이비행기와 같은 필적의 글씨를 확인할 수 있다.

‘취웨, 내가 생각해냈어, 선경이야! 우리 선경에 가자. 지리 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선경은 수도이고, 백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라고 하셨어. 모든 사람은 바다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과 같아. 더는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을 거야!”

나는 미간을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펑즈쥔은 종이비행기를 회수하며 말했다. “우리는 당신의 저택 밖에서 한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요. 방금 끌려간 남자는 이미 우리에 의해 억류되었고요. 그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리라고 믿어요. 보안관의 익사 건에 관해서는, 누군가 당신 저택의 집사가 그날 정오에 렌터카 가게에 나타난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취 선생님, 무슨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건가요?”

“밖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우리들은, 경찰들을 가리키는 겁니까, 아니면 시장의 부하들을 가리키는 겁니까?”

나는 펑즈쥔의 얼굴 위에 드러난 뻣뻣함을 놓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당신도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손에는 저를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증거가 없어요. 나를 용의자로 체포하기에는 충분치 않겠죠.”

“……”

“아가씨, 유감스럽게도 당신의 순진한 정의가 저를 이긴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시장 아버지가 저를 해결하려고, 당신이라는 마침 손에 잡히는 칼을 보낸 셈이니까요.”

펑즈쥔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강인했다. 그녀는 내 눈을 마주하고 답했다. “제가 탐정 소설을 읽을 때, 저는 결말에서 범죄자가 법의 심판을 받았는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어요. 어떤 판결을 받든, 저는 매우 행복할 거예요.”

경찰관 두 명이 올라와서 나를 붙잡고 수갑을 채웠다.

내가 그들을 따라 밖으로 걸어갔다. 정원을 지나갈 때, 그 높고 커다란 오동나무를 보았다.

그 여름밤, 나는 흥이 부족하여 연회를 앞당겨 끝냈다. 차에서 내릴 때 나무 그림자 사이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내가 고개를 들자, 오동나무에 숨은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랜턴을 들고 방을 빠져나온 집사가 취웨를 비추었다. 그는 경악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무 위에 올라선 소년은 담력이 더 커졌다. 그는 나뭇가지의 가장자리를 밟으며 몇 걸음 나아갔고, 창턱을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취웨, 뛰어! 두려워하지 마, 내가 너를 받아줄게!”

내가 권총을 뽑아 그를 쏘기 1초 전.

취웨는 힘겹게 창틀 밖으로 뛰쳐나갔다. 마치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가려는 나비처럼.



-본편 완결.







  1. 원문은 “我想”으로 두 글자이나 편의를 위해 네 글자로 수정하였으니 이 점 참고 바랍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