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杯茶/불수사不须辞 3

2장.

그날 장결은 전 밖에 화로火堆를 설치하고, 사냥해온 짐승을 꼬치에 꿰어 그 자리에서 굽기 시작했다. 반향도 안 지나 적상전에서는 고기냄새가 간간이 흘러나왔다.짐승고기의 온몸이 기름지게 구워지자 장결은 그 위에 속세의 뽀얗고 새빨간 양념을 한 줌 뿌렸고, 주변 요괴들은 담장에 엎드려 머리를 기웃이며 계속 맴돌았다.장서는 식욕이 별로 없어 평소의 음식도 담백했다. 만약 용창이 적상전에 오지 않았다면, 어린 아이이니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 보양했겠지만, 그는 근 10만 년을 살아온 환요幻妖로 하루 세 끼 바람과 이슬을 마시는 것은 모두 순전히 취미일 뿐, 근본적으로 이런 배불리 먹는 물건을 탐하지 않았다.현재 작은 장충은 이미 장결의 몸 앞에 구워진 금빛찬란한 짐승고기로 인해 눈에서 빛이 반짝반짝 뿜어져 나왔..

1장.

장서는 용창의 가관례加冠礼 전날 밤에서야 문득, 3만 년 전에 자신이 닥치는대로 주워온 이 작은 용요괴가 지금은 뜻밖에도 이렇게 크게 자랐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날 밤 그가 옥천에서 목욕하고 돌아왔을 때, 적상전赤霜殿 앞뜰의 그 단풍나무는 한창 기세 좋게 피어 있었고, 휘날리는 단풍잎은 앞뜰의 절반을 차지했다. 장서는 달밤을 밟고 돌아왔는데, 앞발이 정전에 들어서자마자 뒤에서 용창의 절절한 외침이 들려왔다.“장서.”장서가 뒤돌아보니, 용창은 나무처럼 꼿꼿하게 달 아래에 서 있었다. 장신의 몸은 매끄럽고 곧아 보이며, 머리는 한 쪽으로 치우쳐 등 뒤로 게으름을 발산했고, 서늘한 바람이 스쳐, 그의 귀밑머리의 잔머리가 일렁였다.장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한 기색으로 걸어가서, 오른손의 접힌 부채를 들어..

문안

장서는 3만 년 전에 작은 흑룡 한 마리를 주웠다.사람을 침전으로 데리고 가서 정성껏 보살펴주고, 상처를 치료한 후에는 쫓아내려했다.사람으로 변한 어린 흑룡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앞으로 다가가 소매를 잡아당기고, 손에 난 아직 다 낫지 않은 상처를 그에게 보여주더니 억울한 듯 울먹였다. “아픈데.”장서는 마음이 약해져서 사람을 남겨두었다.3만 년 후, 그가 직접 데려왔던 이 용은 그를 침대 옆에 가두었다. 키가 큰 체형은 충분히 가볍게 그의 몸 전체를 뒤에서 가릴 수 있었다. 품에 안은 채로 입술을 그의 귀에 대고 한 글자씩 말했다. “장서, 나와 결발부부가 되어줘.”녹차에 울보인데 연극까지 잘하는 절륜 흑룡공X아름답고 강하며 여지를 내주는 차갑고 도도한 상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