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부타인인함타 2

2장. 분주부본汾州副本 (2)

계회진은 황후궁의 문을 나서자마자 황제를 보았다. 황제는 새하얀 머리카락과 우글쭈글한 피부에, 용포가 아닌 도포를 걸쳤다. 먼지떨이를 안은 채 맨발로 그의 뒤를 쫓던 궁인들은 계회진이 오자 하나같이 자발적으로 화살이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멈춰 섰다. 계회진은 절을 하지 않고, 황제의 몸을 위아래로 힐끗 훑어보며 웃었다.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십니까?” 수수방관하던 그가 웃으며 손을 뻗자 바로 옆에서 누군가가 황제의 다른 신발 한 짝을 받쳐주었다. 계회진은 옷자락을 걷어 올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는 황제에게 신발을 신겼다. 뒤이어 일어나 고개를 숙여 그를 살폈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눈에 기민함이 가득해 황제의 낯을 자세히 관찰했다. 결국 그의 기괴한 시선 아래..

1장. 분주부본汾州副本 (1)

형부 감옥에서 처량한 비명 소리가 불현듯 울렸다. 채찍이 살갗을 후려쳐 갈라지는 소리와 더불어 누군가가 단속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계회진季怀真! 이 나쁜 놈아, 빠른 시일 내에 비명횡사하게 될 것이다!”“네놈은 충신을 잔인하게 학살하고, 윗사람을 속이고 아랫사람을 속였다! 더군다나 옛 주인을 저버렸지!”“우리 대제의 역대 조상이 보우하니, 절대로 네놈 같은 악신이 정세를 어지럽히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감옥 밖에는 옥관으로 머리를 틀어 올린, 몸매가 우뚝 솟은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비웃음을 참지 못했는데, 지나가는 쥐를 발로 차곤, 지지 않으려는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 “멍청하긴!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신의 역대 조상의 영이 불러내 당신의 이 목숨을 구하게 해 보시지요!”옆의 관리는 아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