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9 2

4장.

이제는 정말,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서는 바로 그 순간, 초명윤과 소세예는 상인들의 세금 징수나 관도 관리처럼, 자기들에겐 여덟 대를 살아도 직접 신경 쓸 일 없는 화제를, 마치 뜻을 맞춘 듯 동시에 거두어들였다는 점이다. 두 마리의 큰 여우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먼저 입을 연 쪽은 소세예였다. “초 대인,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초명윤이 고개를 살짝 기울여 되물었다. “아월이 오는 길에 그러더군요. 이번에 경성에 온 건, 친구 밑에서 일하려는 거라고. 그 친구가 초 대인을 가리키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초명윤이 한 박자 늦춰 답했다. “그 애가 오는 게 소 대인을 사적으로 뵐 수 있는 계기가 될 줄 알았더라..

3장.

“이렇게 보니 나와 소 대인은 과연 인연이 깊은 모양이군요.” 주루(酒楼) 안, 가희의 목소리가 가늘고 희미하게 위층의 누각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그 안에 있던 두 사람은 별다른 흥취가 없어, 그 소리를 마음에 두고 들을 생각이 없었다. 초명윤은 손에 쥔 사금선(洒金扇)을 몇 차례 펼쳤다 접고는 끝내 참다 못해 탁자 위에 내려놓았고, 입을 열어 방 안의 정적을 깼다. “6년 만에 보자고 해놓고, 내 저택으로 오긴 커녕 주루를 택하다니. 두월(杜越) 저 녀석 대체 무슨 수작이야?” 그는 무료하다는 듯 백자 잔 하나를 집어 손가락 사이로 굴리며, 곁에 앉은 진소에게 물었다. “그 녀석의 모자란 머리로 경성의 길을 제대로 찾을 수나 있을까?” 진소는 드물게도 그의 표현을 반박하지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