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막 밝을 무렵, 산림 사이에 엷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사운천(谢云川)이 한 차례 검법을 수련하고 나서야 안개가 걷혔다. 그는 아래로 펼쳐진 산천과 운해를 굽어보았다. 아근(阿谨)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곁에 시립해 있던 동목(桐木)이 때맞춰 따뜻한 차를 올렸다. 사운천은 수건으로 손을 닦은 뒤, 찻잔을 들어 한 모금 홀짝이며 물었다. “조여의(赵如意)는 어떻지?” “우호법은……” 동목이 그 몇 글자를 뱉자, 사운천의 시선이 그를 스쳤다. 극히 가벼운 눈길이었지만, 동목은 등에 식은땀이 맺혔다. 며칠 전 교주가 화를 냈을 때, 우호법을 ‘하찮은 검 노예’라 부른 일이 떠올랐다. 그는 차마 그 말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그런 말이 우호법의 귀에라도 들어가면, 토막 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몰..